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가 뒤늦게 2022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백신 미접종 논란으로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출전이 무산된 뒤 나선 첫 대회에서다.
조코비치는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 대회 첫날 단식 1회전에서 세계랭킹 58위인 이탈리아의 로렌초 무세티를 2대 0(6-3 6-3)으로 제압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스트레이트 승리를 거둬 대체로 만족한다”며 “특히 지난 2개월반, 거의 3개월 만에 치른 경기여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최고 시속 208㎞ 서브 등으로 서브 에이스만 5개를 뽑았다.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7차례나 내줬지만 서브 게임을 뺏기지는 않았다. 경기 시간도 1시간 14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기분 좋은 경험”이라며 “시즌을 시작하기에 이보다 나은 장소는 없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1월 호주오픈 코로나19 백신 면제 없이 호주에 도착해 논란에 휩싸였다. 호주 당국과의 법적 분쟁 끝에 결국 추방됐고 호주오픈 타이틀 방어 및 21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 획득 기회를 놓쳤다. 호주오픈의 사나이 조코비치가 없는 대회에선 라파엘 나달이 우승하며 21번째 그랜스슬램 위업을 달성했다.
한편 조코비치가 다음주 월요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호주오픈 전까지 조코비치와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의 랭킹포인트는 2000점 이상 차이가 났지만,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출전 무산으로 포인트를 잃었고 메드베데프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격차를 좁혔다. 21일 현재 둘의 포인트 차이는 단 440점이다.
랭킹 순위는 두 선수가 이번 주 참가하는 대회 결과에 달렸다. 조코비치는 두바이오픈에 참가하고, 메드베데프는 멕시코에서 열리는 ATP500 아카풀코오픈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만약 메드베데프가 우승할 경우 1위가 뒤바뀐다.
조코비치가 1위 자리를 지킨다 해도 ‘일시적’일 수 있다. 백신 미접종을 고수할 경우 대회 출전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앞서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며 “앞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만 뛸 수 있는 대회에는 나가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는 5월 프랑스오픈과 6월 윔블던 역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면 불참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