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명분은 “평화유지” 실상은 포석?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2-22 08:46 수정 2022-02-22 10:0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집무실에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간스크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운을 걷어내지 않는 한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는다. 뉴욕증시는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의 탄생일을 계기로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프레지던트 데이’를 기념해 지난 21일(한국시간) 휴장했지만, 정작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휴가를 반납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군사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우크라이나 동부로 평화유지군 파견을 명령했다.

1. 푸틴, 러시아군 돈바스 진입 명령

로이터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AP통신은 “러시아군이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진입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영내 진입 소식은 오전 8시30분까지 전해지지 않았다.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영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사실상 점령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통칭한다. 러시아가 2014년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도네츠크·루간스크의 친러 반군은 독립을 주장하며 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다. 친러 반군이 스스로 칭하는 국호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의 교전은 지난주부터 격화됐다.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돼 전운이 짙어지던 때였다. 푸틴 대통령은 평화유지군 파견 명령에 앞서 도네츠크·루간스크주를 각각의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보는 러시아 평화유지군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포석이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런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네츠크·루간스크에 대한 미국인의 투자,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듯했지만, 양국의 입장은 엇갈렸다. 당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선한 미·러 정상회담 추진에 백악관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호응했다. 하지만 같은 날 러시아 대통령궁 크렘린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 이후 도네츠크·루간스크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파견을 명령했다.

2. 중국 ‘제로 코로나’ 완화할까

중국 중앙정부 14개 부처는 지난 18일 ‘서비스업종 회복·발전을 위한 정책’ 통지를 발표했다. 통지는 식당, 상점, 극장, 관광지에 대한 지방정부의 임의적 영업 중단 조치를 불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무원의 승인을 받지 않은 교통 차단·봉쇄도 금지됐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2년 넘게 타격을 입은 서비스업을 부양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일인 지난 20일을 이틀 앞두고 통지를 발표했다. 이 통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오면 도시 전체를 봉쇄해온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중국에서 산업 지역 봉쇄가 풀리고 항만 통관 절차가 간소화되면 세계적인 ‘공급 대란’을 일부나마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3. 연준 인사들 연설

뉴욕증시 주요 지수의 방향을 결정하는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기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를 통한 금리 인상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이제 금리 인상의 비율, 앞으로 시행 횟수가 장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7월까지 100bp의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50bp 인상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연준 위원은 회당 25bp씩 금리를 인상해 시장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주에는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같은 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 중 하나인 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5일에 발표된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