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채발행 남발’ 지적에 “한국도 기축통화국 될 가능성 높아”

입력 2022-02-21 23:40 수정 2022-02-21 23:45
토론 준비하는 이재명-윤석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TV토론에서 “한국 원화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데 대해 여야 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비꼬았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토론에 대해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재명 후보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낸 검증의 장이었다”고 자평했다.

이 후보의 ‘기축통화’ 발언은 이날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 토론에서 윤 후보가 ‘국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국채 재정 건전성이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의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며 “그런데 이 후보는 ‘국채는 한 나라의 오른쪽 주머니에 있는 돈이 왼쪽 주머니로 가는 것’이라고 해왔다. 그러면 국채는 얼마든지 발행해도 된다는 뜻인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반면 국가부채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며 “국가가 방역 부담 등을 개인에게 떠넘겼기 때문인데 지금은 충분히 (지원) 여유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윤 후보는 “질문에 자꾸 딴 얘기를 한다”며 “국채발행을 얼마든지 해도 된다는 뜻이냐. 국내총생산(GDP)의 몇 퍼센트를 발행해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거듭 물었다.

이 후보는 “얼마든지 하면 당연히 안 된다. 제가 언제 그렇게 말했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그럼 본인은 국채 발행 비율이 몇 프로인 게 적정하다고 보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한 50~60% 넘어가면 비(非) 기축통화국인 경우 좀 어려운 거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자본이 유출되면 실물 경제와 금융에 모두 혼란을 가져오는데, 국채가 많아질 때 어떤 일들이 생기는지 생각을 해보셨느냐”고 질문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교해 국채 비율이 매우 낮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또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쳐

‘기축통화국’ 발언은 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토론에서도 나왔다.

이 후보는 “기축통화국과 비 기축통화국 차이를 아느냐”는 안 후보의 질문에 “당연히 안다.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정도로 경제가 튼튼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낙관적으로 보면 우리도 조금 더 발전하면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우리가 기축통화국이 아니라는 게 문제고 재정 운용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 같은 비 기축통화국은 국채를 발행해도 외국에서 수요가 많지 않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고 부연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 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비꼬았다.

이 후보 측 선대위 공보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는 코로나 위기 극복, 국채비율의 적정성, 기축통화, 탄소세까지 경제 주제 토론의 위상에 걸맞은 토론을 진행했다”고 자평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