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첫 법정 TV토론에서 ‘정영학 녹취록’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며 ‘후보 사퇴’까지 거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직접 녹취록 일부 내용이 적힌 피켓을 준비해오며 작심한 듯 공세를 폈다. 윤 후보가 “녹취록 마지막에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지금 말씀하신 게 허위 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느냐”며 거칠게 몰아세웠다.
‘정영학 녹취록’ 난타전은 이 후보가 최근 논란이 됐던 윤 후보의 ‘정치 보복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불이 붙었다.
이 후보가 “정치보복 하겠다, 검찰을 키워서 뭐 어떻게 (하겠다), 국물도 없다 이런 소리를 하면서 국민을 갈등하게 하고 증오하게 하면 민주주의의 위기가 오고 민주주의의 위기가 경제위기를 불러온다는 말에 동의하냐”고 선공에 나섰다.
이에 윤 후보는 “제가 안 한 이야기를 거짓말로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배치 공약, ‘선제타격’ 발언을 언급하며 쉬지 않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경제는 좋은 환경보다 안정된 환경이 중요하다”며 “(윤 후보의 발언과 공약이) 민주주의 위기를 불러오고 한반도에 불안정을 불러온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고 몰아세웠다.
윤 후보는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하면서 저지른 부정부패에 대해 제대로 법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고 경제발전의 기초”라고 역공에 나섰다.
그러나 후보별로 정해진 시간이 끝나 난타전은 잠시 중단됐다. 이후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윤 후보가 다시 이 후보의 ‘공금 유용’ 의혹을 꺼내들면서 2차전이 시작됐다.
윤 후보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아까 말씀하셨는데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경기지사 시절의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하고 있다”며 “이 의혹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본인이 엄정하게 책임지는 게 민주주의”라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그 말씀을 해서 제가 준비해왔다”며 피켓을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회계사 정영학씨와 주고받은 내용이 적힌 피켓을 읽었다. 이 후보가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윤석열은 내가 욕하면서 싸우는 사람이야’”라고 읽었고, 유효 시간이 지나 사회자가 제지했다.
‘정영학 녹취록’ 난타전이 잠시 가라앉는 듯 했지만, 윤 후보가 본인의 질문 순서에서 “김만배, 정영학 녹취록 말씀하시는데 제가 듣기로는 끝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고 한다”고 주장하면서 3차전이 시작됐다.
이 후보는 “저는 정영학을 본적도 없다”며 “그 녹취록을 내라.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만일 녹취록에 그런 내용이 있었으면 지금까지 (윤 후보가)가만히 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