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2주 넘게 증가세를 이어가며 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선행 지표인 확진자 수는 꺾일 기미가 없지만 정부는 예상 범위 내에 있다며 우려를 진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전날보다 41명 늘어난 480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사망자는 45명 보고됐다. 정부 분석 결과 주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이달 첫 주부터 2주 내리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전처럼 11% 수준에 머물렀지만 절대적 규모 자체가 늘어난 탓으로 풀이됐다. 지난 13~19일 하루 평균 9199명의 확진자가 60세 이상이었다.
신규 확진자는 주말 효과에 힘입어 소폭 감소했다. 이날 0시 기준 9만5362명이 집계돼 지난 18일 이후 첫 9만명대에 형성됐다. 다만 이는 일시적 감소로, 주중 확진자는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다음 달 초 일일 확진자가 17만명을 기록하고 위중증 환자는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유행이 정점에 이르면 하루 확진자는 최대 27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예측했다.
이에 지난 13~19일 1주간 전국과 수도권·비수도권 위험도는 모두 ‘높음’으로 평가됐다. 확진자 수와 중증화율을 바탕으로 추후 의료 체계에 가해질 부담을 가늠하는 ‘의료역량 대비 발생 비율’은 111.7%까지 높아졌다. 전주엔 63.9%였다.
다만 이는 확진자의 중증화율을 0.62%로 전제한 수치인데, 바이러스 자체 특성과 3차 접종 등의 요인으로 인해 오미크론의 실제 중증화율은 이보다 훨씬 낮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오미크론 우세종화 이후인 지난달 4주차 기준 중증화율은 절반 수준인 0.29%로 분석됐다.
정부는 유행 상황이 당초 예상했던 범위 안에 있다며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연달아 쏟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걱정했던 것에 비해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중증 환자 수는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 예측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현 시점의 확진자 급증과 대응체계 전환을 코로나19를 풍토병처럼 받아들이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렇게 한 번씩 큰 유행을 거치며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델타 유행기보다 오미크론 유행기에 거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