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한 안철수…“대선 일정 다시 시작한다”

입력 2022-02-21 16:58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선 일정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다시 거리에서, 시장에서, 삶의 현장에서 만나 뵙겠다”면서 “날은 춥지만, 봄이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이후 대선 완주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처.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찬바람 부는 어제(20일) 아침 서울 남산에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안중근 의사와 같은 순흥 안씨다.

이어 “안중근 의사께서는 지금으로부터 113년 전에 이미 인류 보편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신 선구자였다”며 “안 의사께서는 과거와 싸운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싸운 분이셨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방문한 모습.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 분열이 심화되고 국민 통합이 절실한 이 때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해 싸운 안 의사의 큰 뜻을 기리면서 국민 통합을 이룰 적임자는 안철수임을 강조하려는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국회에서 선대위 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국민의힘이 수용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신뢰와 진정성의 시간은 지나간 것 아니냐”고 답했다.

이어 “안 후보의 완주와 당선을 위해 선대위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본부장은 “만약 그런 (단일화 수용) 제안이 온다면 선대위에서 논의해봐야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는 22일부터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찾는다. 안 후보의 PK 방문은 올들어 2번째다. 유일한 PK(부산) 출신 대선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다.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지만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단일화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를 돕고 있는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시 안 후보와 윤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해야 한다”며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안 후보와 윤 후보가 마주 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 전 위원장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 두 후보의 생각이 다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요구하는 것은 국가 비전에 대해 우선 이야기해 보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단순히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아닌 국가 어젠다를 바꿔야 한다는 게 안 후보 생각”이라며 “이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공감대를 확인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비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단일화 방식은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 전 위원장은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에도 나섰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