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일주일 만에 다시 호남을 찾는다. 윤 후보는 처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호남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민심풍향계로 불리는 충청권도 방문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오는 22일 충남 당진을 시작으로 1박 2일간 충남과 전남·전북 유세를 돈다.
윤 후보는 23일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를 들른 뒤,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으로 향한다.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김 전 대통령 생가를 찾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윤 후보가 광주 지역공약으로 언급했던 복합쇼핑몰 유치 이슈가 양당의 공방전으로 비화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을 찾아 호남 지역 표심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는 19일 경남 김해 유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철학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칙이 100분의 1이라도 있다면 민주당 정권이 이런 오만과 부패를 일상화할 수 있겠느냐”며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추켜세웠다.
윤 후보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층과 현재 민주당 지지층 간의 이간책을 시도한다는 분석도 있다.
윤 후보는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목포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아 “국민통합이라는 김대중 정신을 새겨 저를 반대하는 분들을 다 포용하고 국민으로 모시는 국가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후보는 이번 지역 유세에서도 현재의 민주당이 그들의 본류인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잃었다는 비판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면서 영호남 균형발전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대본 관계자는 “통합을 추구한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며 “호남을 전유물로 생각하는 민주당의 인식을 비판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여러 공약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전남 방문 일정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벨트 조성, 익산~여수 KTX 고속화, 광주~고흥 고속도로 등 광역 고속교통망 확충 등의 지역공약을 약속했다.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0%대를 넘긴 최근의 여론조사를 거론하며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30%대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15~17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윤 후보의 호남 지역 지지율은 33%로 기록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국민의힘은 광주 복합쇼핑몰 이슈가 호남 지역민들의 표심을 끌어당길 수 있는 콘텐츠로 보고 더욱 이슈를 키워갈 계획이다. 이준석 대표는 오는 22일 선대본 청년보좌역들과 함께 별도로 광주를 직접 찾아 쇼핑몰 유치를 주제로 주민들과 대담을 갖는다.
국민의힘은 복합쇼핑몰뿐만 아니라 광주에 운전면허시험장 등 기초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 광주 지하철 1호선이 시민들의 실수요와 다르게 설계된 점 등도 함께 정조준할 방침이다.
윤 후보는 중원 표심 공략에도 나선다. 윤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당시부터 ‘충청 대망론’을 띄우며 충청 유권자들에게 구애하고 있다. 윤 후보는 충남 당진과 서산, 보령, 홍성 등을 샅샅이 훑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