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김어준·고민정·김의겸에 민주 ‘그만 좀…’

입력 2022-02-21 16:33
방송인 김어준씨. TBS 라디오 유튜브 캡쳐

방송인 김어준씨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이른바 ‘강성 친문 스피커들’이 연일 야권을 향한 공세를 펼치면서 민주당 선대위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선거 막판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이들의 원색적이고 강한 메시지가 중도 부동층의 표심을 얻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목소리에 호응하는 강성 지지층이 있다 보니 공개적으로 이들을 ‘비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어준씨는 지난 18일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마지막 슈퍼위크 때 갑자기 성분 분석이 안 되는 10만명의 사람들이 (경선인단으로) 등장했다. 그때 우리 머릿속에 신천지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신천지의 유착설을 강하게 주장하는 와중에 민주당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이들과 신천지를 연관시킨 것이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측 윤영찬 의원이 “음모론으로 여론을 판단하는 경솔함은 정치에 대한 혐오만 더하게 할 뿐”이라며 김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1일 “김씨의 발언은 친문 지지자 중 이재명 후보에게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을 적극 결집시키는 것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부동층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도 “정권교체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김씨와 같은 강성 인사의 메시지는 중도층 공략에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진 법사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오랜 교분이 있었다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 후보 측은 중도층에 소구력이 없는 메신저들의 계속된 대야 공세에 점점 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선대위 관계자는 “김의겸 의원이나 고민정 의원은 중도층 입장에선 ‘찐문(진짜 친문)’으로 분류돼 메신저로서의 신뢰를 잃은 것 아니냐”면서 “이 후보가 중도층을 잡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민주당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고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청와대 대변인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브리핑’을 언급하며 “할 수만 있다면 그날을 통째로 지워버리고 싶다”는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선대위는 의원들을 향해 강성 발언 자제를 주문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도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걱정과 주문에 우리의 말과 글과 행동이 걸맞은 것인지 모두가 냉정하게 되돌아보기를 거듭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정현수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