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캠프인사’ 尹 지지에, 정청래 “분노유발…오히려 고맙다”

입력 2022-02-21 16:06 수정 2022-02-21 19:30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쳐.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최측근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선언을 하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오히려 고맙다”며 “당신 한 사람의 분노유발로 열사람을 결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운현씨, 잘 가시오. 멀리 안나간다. 많이 배고프셨나 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측에서 정 전 실장의 행보에 잇따른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을 가까이서 보좌해왔고,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양재원 전 총리실 민정민원 비서관은 이날 정 전 실장의 페이스북 글에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낙연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은 댓글에 “태풍을 돌파하든 혹은 태풍에 침몰하든 함께 하는 것이 동지이고 역사적 의리”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캠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병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낙연 경선 캠프는 경선이 끝난 후 해단식을 끝으로 공식 해체했다. 정 전 실장은 그 이후 이 위원장을 대변하거나 활동한 바 없다. 사전에 (이 위원장과) 상의한 바도 없다”고 이 위원장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선대위 동물권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댓글에 “심정과 고민이 이해된다”면서도 “침묵이라면 자연스럽지만, 윤석열이라는 것은 의외다. 아쉽다”고 적었다.

앞서 정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저는 다른 길을 가려고 한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도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해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후보, 보통 사람의 도덕성만도 못한 후보,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보가 아무리 좋은 공약을 쏟아낸다 한들 그 약속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덜 익은 사과는 익혀서 먹을 수 있지만 썩은 사과는 먹을 수 없다.저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의 국무총리 시절 비서실장을 맡아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 전 실장은 민주당 당내 후보 경선에서는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을 맡았다. 그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거센 비판에도 앞장서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정 전 실장의 윤 후보 지지 선언에 “8년 전 정운현 선생님과 제가 우연한 기회에 같이 찍었던 방송이 기억난다”며 “선생님께 언젠가 보수정당도 전라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얻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제 그 틀이 마련되는 것 같다”고 평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