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유세 버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운전기사 김모(67)씨가 사고 엿새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21일 김씨의 가족과 국민의당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전 의식을 회복했고, 이날 오전 둘째 아들(43)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중환자실 전화로 짧은 대화도 나눴다.
김씨는 지난 15일 오후 4시43분쯤 강원도 원주시 평원동 사거리에 주차된 버스 안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김씨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수면 상태로 고압산소치료와 72시간 저온 치료를 받아왔다. 같은 날 오후 5시24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한 도로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김씨의 아들은 “어제 의식을 되찾으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날 면회를 기다리던 중 중환자실에서 가족을 찾는다는 전화가 먼저 왔다”며 “수화기 너머로 누구냐고 하시기에 저라고 말씀드렸더니 밥은 먹었냐고 오히려 걱정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예 못 깨어나실 수도 있거나 의식 회복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많이 걱정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며 “다만 말씀이 어눌하셨고 치매 등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이 있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김씨는 이날 오후 일반 병실로 옮겨도 될 정도로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김씨의 회복 소식을 접하고 이날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찾아 김씨의 가족과 면담했다.
김씨의 가족은 “LED 전광판에 전원을 공급하는 발전기를 버스 화물칸(적재함)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 책임이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국민의당에서 끝까지 살펴달라”며 “업체가 나 몰라라 하면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국민의당밖에 없다”고 권 대표에게 요청했다.
이에 권 대표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버스에 자가발전 장치를 동력으로 쓰는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이 설치돼있었던 점으로 보아 가동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버스 내부로 유입돼 질식했을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