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노트북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노트북 수요가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사업 전략에서 노트북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3월 행사를 통해 자체개발한 M2 칩셋을 탑재한 새로운 맥(Mac)을 1개 이상 선보일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라인업에서 가장 오래된 M1을 탑재한 제품이 보급형 맥북 프로와 맥 미니이기 때문에 두 모델에서 신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탈(脫) 인텔’을 선언하며 시작한 ‘애플 실리콘’ 계획이 3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2020년 M1을 탑재한 맥북프로, 맥북에어 출시를 시작으로 인텔에서 벗어나서도 원활하게 노트북을 구동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해에는 그래픽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M1 프로·맥스를 선보여 고성능 칩셋에서도 인텔을 밀어내고 ‘반도체 독립’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올해는 세번째 단계로 M2를 탑재한 맥 신제품으로 인텔과 완전 결별에 시동을 건다는 것이다.
‘애플 실리콘’ 전환 이후 애플의 맥 사업은 다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2011~2020년까지 맥은 연간 약 210억~280억 달러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 350억 달러를 넘어서며 아이패드 매출을 추월했다.
애플로서는 인텔로부터의 독립과 사업 반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애플은 그동안 퀄컴에 의존하던 모뎀도 자체개발로 전환하는 등 반도체 관련 내부역량 강화에 전력투구 중이다.
삼성전자는 노트북 사업 강화로 ‘모바일 생태계’ 확대를 노린다. 삼성전자는 MWC 2022 개막 하루 전인 오는 27일 온라인으로 ‘삼성 갤럭시 MWC 이벤트 2022’를 열고 노트북 신제품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태블릿PC 브랜드였던 ‘갤럭시 북’을 노트북으로 확대하면서 노트북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그동안 중국산의 ‘가성비 제품’에 밀려 노트북 시장에서 존재감이 희미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 김학상 NC개발팀장은 최근 기고문에서 “지난해 PC사업에서 전년 대비 63% 급증한 매출을 달성하며, 역대 가장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기기 간 연속성’에 방점을 두고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걸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1위인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을 노트북 쪽으로 전이시킨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최근 노트북용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원 UI 북 4’을 선보이며 삼성 갤러리, 삼성 노트 등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PC에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통해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을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링크 투 윈도우’도 제공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