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위성 기업 막서 테크놀로지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에서 바뀐 전열을 포착했다. 러시아의 본격적인 개전 태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막서 테크놀로지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주둔지 상공에서 위성사진을 촬영해 분석한 결과 숲과 들로 이동한 신규 기갑장비와 부대를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동한 주둔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4∼30㎞가량 떨어진 곳이다. 사진에서 장갑차가 설원을 지나간 흔적도 볼 수 있다.
막서 테크놀로지는 지난 13일과 이날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 “러시아 서남부 3개 지점에서 부대 이동이 목격됐다”며 “솔로티 주둔지에 있던 대다수 부대와 장비가 출발했다. 차량 바퀴 자국과 일부 기갑 장비 수송이 대규모로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15㎞가량 떨어진 러시아 발루이키 동부에도 일부 군 장비가 배치됐다”며 “(발루이키보다 더 떨어진) 벨고로트 북서부에서도 다수의 야전 배치가 새롭게 목격됐다. 다수는 숲이나 그 부근에 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가 수일 안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앞선 유럽 국가들과 화상회의에서 16일을 개전의 ‘디데이’로 제시했지만 러시아는 당일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재닛 옐런 재무장관 등 외교·국방·정보·경제 최고책임자가 모두 참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독일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이날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 주력 전투부대의 75%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기계화보병 위주 기동부대인 대대전술단 160개 중 120개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60㎞ 안에 배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