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을 보름 앞둔 22일 호남의 표심을 잡기 위해 광주와 흑산도로 뛰어든다. 광주시민들을 만나 ‘복합쇼핑몰 유치’를 논의하고 흑산도를 찾아 ‘흑산도공항 유치’를 공론화 하는 등 호남 민심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21일 페이스북에 ‘이용섭 광주시장 “이준석 쇼핑몰 토론 제안, 표 의식 정치행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내일 광주로 가서 광주의 시민들과 이 문제(복합쇼핑몰)를 논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은 흑산도로 들어간다. 흑산공항의 추진과 관련해서 흑산도 주민들에게 직접 설명드리고 오겠다”며 “이미 유세차는 배에 실려 이동중이다. 흑산도에 지금까지 유세차가 들어간 적이 있을까요”라는 글을 연달아 올렸다.
지난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주 재래시장 앞에서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측과 논쟁이 벌어지자 이 대표의 이같은 선거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윤 후보가 꺼내든 광주 공약을 시작으로 호남 지역 친화적인 공약을 공론화하기위해 22일 선대본 청년 보좌역들과 함께 광주를 찾아 주민들과 대담을 진행한다. 또 유세차를 싣고가 흑산도에 입도해 유세도 벌인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 송갑석 의원은 앞서 윤 후보의 공약이 광주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무시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광주 인구 144만 중에서 60여만 명이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업에 관련돼 있다. 광주의 소상공인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 이용섭 광주시장도 “복합쇼핑몰 유치는 잘 추진하고 있다.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다만 ‘복합쇼핑몰 논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호남의 지지율이 윤 후보 쪽으로 일부 이동하는 양상이다. 갤럽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일주일 사이에 호남 지역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 12% 포인트 상승했다. 2월 2주차(지난 8~10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4.7%) 6%였던 광주·전라 윤 후보의 지지율은 2월 3주차(지난 15~17일, 응답률 14.1%) 18%로 3배 뛰어 올랐다. 윤 후보가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외치던 그 시기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용섭 시장은 21일 다시 한번 이 대표의 행보에 “표만을 의식한 정치적 행위”라며 날선 비판을 보냈다. 그러면서 “복합쇼핑몰 유치에도 오히려 장애 요소가 되지,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며 “지자체가 알아서 할 일을 들고 와서 제1 야당 대표가 한가하게 광주에서 토론한다고 한다니, 한다면 하라고 해아죠”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에 “전혀 한가하지 않다”고 응수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