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기금 주식 비중 확대, 코스피 5000 달성”

입력 2022-02-21 12:3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코로나19 피해 극복과 대응 방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올초 증권시장의 하락장과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 첫 번째 과제로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이 후보는 21일 페이스북에 “우리 주식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1월 말 ‘검은 목요일’에 코스피가 하루만에 3% 넘게 폭락했다. 14개월 만에 최저치였다”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위기,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 등 대외 악재가 우리 주식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국내에서는) 쪼개기 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주가 하락, 상장사 임직원의 거액 횡령, 공모주 매도 폭탄 등으로 개미 투자자들의 피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위기를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지금의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완전히 새롭게 바뀔 것”이라며 “시장을 제대로 아는 이재명이 개미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검은 목요일’은 지난달 27일 폭락장을 말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해 뉴욕증시가 급락했고, 그 여파가 아시아로 확대됐던 날이다. 또 코스피에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 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진 날이기도 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3.50% 떨어진 2614.49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 2020년 11월 30일 이후 최저치로 내려가 2600선이 위협을 받았다.

이후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가 강화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운이 짙어지면서 투자 심리는 회복되지 않았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점인 3316.08은커녕 3000선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한 의료기기 기업 직원의 횡령 사건 여파,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일부 기업의 ‘쪼개기 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상장사의 주가 저평가 현상)를 부추기는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시장 안팎에서 높아졌다.

이 후보는 국내 증시를 개선할 첫 번째 과제로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를 지목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15~16% 정도인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세계 최대 규모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의 자국 주식 투자 비중은 24.92%다. 우리나라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선진국 연기금 수준으로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투자 비중에 대해서는 “시대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개인투자자를 보호할 방안으로 “대주주가 인위적인 내부자 거래, 시세조종 행위 등 불법적 주가조작에 강력한 형사처벌, 소액주주 피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겠다”며 “상법상 이사의 책임범위를 확대해 실질적 지배주주, 또는 임원 등의 탈법이나 횡포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분쟁조정 절차를 개별 사안이 아닌 일괄적으로 조정하는 ‘일괄피해구제 제도’, 금융회사 임직원의 주가조작 범죄 가담 시 ‘원스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신규상장 공모주 배정 일반청약자 비율을 현행 25%에서 30% 이상으로 상향하겠다”며 “주식 장기보유 특별공제 도입, 배당소득에 저율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기관 등 대규모 투자자들과 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매도의 차입 기간, 보증비율 등을 개선하겠다”며 “부자 감세를 위한 주식양도소득세 폐지가 아닌 개미와 부자에게 똑같이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시장을 제대로 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당선돼야 주가가 부양된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해 종합주가지수 5000포인트 달성이 가능하다.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단 한 주를 가진 투자자도 공정한 규칙으로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는 자본시장을 만들겠다”며 “1000만 개미 투자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키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