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66개의 크고 작은 산봉우리가 있습니다. ‘베델성서연구’는 마치 비행기를 타고 그 성경이라는 큰 숲을, 산맥을 한눈에 훑어보는 성경공부 프로그램입니다. 단편적 지식이 아닌 ‘통전적’ 관점에서 성경을 볼 안목을 갖게 해주고 말씀 중심의 신앙으로 성장하게 도와줄 것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 본부에서 만난 이홍렬 한국베델성서연구원장은 5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베델성서연구’ 프로그램을 이렇게 소개했다.
한국베델성서연구원은 21일부터 25일까지 ‘베델성서연구’ 프로그램 중 하나인 ‘베델성서 지도자 강습회(성서편)’를 대면(루터대학교)과 비대면(유튜브)으로 동시 진행한다. 목회자와 사모, 평신도 지도자가 대상이다.
한국베델성서연구원은 1974년부터 성서, 생활, 신앙, 구원, 예배, 자녀교육으로 구분된 ‘베델성서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성경을 체계적으로 교육해왔다. 지금까지 45개 교단 1만6000여 명의 목사가 관련 과정을 수료했다. 수학한 성도도 47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교단을 초월해 실시해왔다.
이 원장은 “이번 강좌는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체의 흐름을 체계 있게 공부하는 과정”이라며 “성경의 큰 흐름 가운데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유기적으로 연구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특징 중 하나로 단편적으로 성경을 해석하려는 성향을 꼽았다. 소위 말씀을 쪼개는 것이다. 그는 “성경에는 66개 크고 작은 산봉우리가 있는데 한국 성도들은 특정 산맥을 찾고, 나무 한 그루를 뽑아 나뭇잎이 몇 개인가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산속에 들어가면 어디에 어느 계곡이 있는지 모를뿐더러 전체 산의 모양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경의 한 부분만 단편적으로 보거나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큰 숲을 보며 성경의 주요 맥을 잡아야 말씀 중심의 신앙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성령 운동 등 시대별 여러 가지 신앙 유행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초 중의 기초인 하나님의 말씀, 성경이 아니겠냐”며 “신앙의 기초인 이 말씀이 무너지면 이단에 빠지고, 교회 내 갈등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베델성서연구원은 성서의 주요 개념을 과별로 쉽게 암기할 수 있도록 상징적인 그림과 개념카드를 보조 교재로 사용해 시청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 교파에 치중한 신학 교리는 배제하고 오롯이 성경 자체에만 중점을 뒀다.
이 원장은 ‘베델성서연구’ 프로그램의 효과로 한 일화를 소개했다.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 은퇴를 앞두고 내부 분쟁이 일어 두 쪽으로 분열됐다. 성도들은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말씀 공부는 하고 헤어지자며 예정된 ‘베델성서연구’ 교육을 받았다.
이 원장은 “결과는 예상하시겠지만, 서로의 잘못을 시인하고 회개하며 화해해 결국 서로의 마음이 하나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웃었다. 이어 “신앙의 간절함이 사라진 이 시대, 신앙의 기초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로 세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