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전날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다시 첫걸음을 내딛겠다”며 “안중근 의사의 거룩한 유지를 받들겠다”고 21일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선 일정을 시작한다”며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다시 거리에서, 시장에서, 삶의 현장에서 만나 뵙겠다. 날은 춥지만 봄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 선언에 앞서 전날 오전 서울 남산에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다녀왔다고 공개했다.
안 후보는 “안중근 의사는 우리 독립운동사의 영웅”이라며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見危授命)’, 안 의사께서는 이로움을 보았을 때 정의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목숨을 바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09년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세 발의 총탄은 원한이나 증오심을 넘어 패권 장악에 혈안이 된 제국주의 침략 정책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였다”며 “안중근 의사께서는 지금으로부터 113년 전에 이미 인류 보편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신 선구자였다”고 했다.
그는 “안 의사께서는 과거와 싸운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싸운 분이셨다. 기념관을 나오면서 님의 거룩한 유지를 받들겠다고 거듭 맹세했다”며 남은 대선 기간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전날 오후 안 후보는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주일을 기다리고 지켜보았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며 윤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3일 후보 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가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