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겨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누구 때문에 어떻게 떠나셨느냐”고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송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어제 윤 후보가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 파는 거 믿지 말자. 선거 장사에 이용한다’고 했다고 한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누구 때문에, 어떻게 떠나셨느냐. 당시 대검 중수1과장으로 노 전 대통령님과 가족을 끈질기게 괴롭힌 윤 후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전날 윤 후보가 경남 김해 유세에서 한 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송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의 비통한 이별 이후 무너져내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떠나신 것을 기억한다면 감히 그 입으로 두 분 대통령을 이렇게 천박한 방식으로 거론해서는 안 된다”며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국민과 이재명 후보에게도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선대위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윤 후보의 발언을 “허무맹랑한 소리다. 반성도, 염치도 없는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없는 죄도 만들어 보복할 기세로 현 정부를 위협하며 같은 입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들먹인다”면서 “아무리 악어의 눈물을 쥐어 짜낸들 본심을 감출 수는 없다. 윤 후보는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 정치 개혁을 바라는 국민,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부정하는 배신자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송 대표가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한 것처럼 글을 썼다”며 “명백한 허위다. 윤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한 바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논산지청장으로, 2009년 1월부터 2009년 8월까지 대구지검 특수부장으로 근무했다”며 “2008년 하반기 시작돼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종료된 대검 중수부의 수사에는 관여할 여지조차 없었다. 집권 여당의 대표가 아무리 급해도 공개된 글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후 2009년 8월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으로 옮겼다가 2010년 7월부터 대검 중수2과장을, 2011년 8월부터 대검 중수1과장을 역임했다. 대검 중앙수사부는 2012년 8월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기소했는데, 윤 후보는 7월까지 중수1과장을 지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