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 위기가 임박한 우크라이나에서 생방송 TV토론 도중 친러시아 성향의 정치인과 기자가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러시아를 옹호하는 듯한 정치인의 발언이 이어지자 질문 공세를 이어가던 기자가 참지 못하고 얼굴을 가격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생방송 TV토론 프로그램 ‘사빅 슈스터의 언론의 자유’ 방송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싸움을 벌인 친러 성향 의원과 기자의 난투극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생중계됐다. 유튜브에서는 여전히 두 사람의 싸움을 찾아볼 수 있다.
친러 성향의 야당 ‘플랫폼포라이프’의 네스토르 슈프리치 의원과 유리 부투소프 기자는 이날 토론 도중 싸움을 벌였다. 토론에서 부투소프 기자는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을 반대한 슈프리치 의원을 계속해서 공격했다.
부투소프 기자는 토론 도중 “푸틴은 살인자이고 범죄자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슈프리치 의원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판단하게 내버려두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어 러시아와의 좋은 관계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자 부투소프 기자는 슈프리치 의원의 뺨을 가격했다. 슈프리치 의원은 쓰러졌다가 곧바로 일어나 반격했다. 두 사람의 난투극이 1분간 이어졌다. 부투소프 기자는 슈프리치 의원의 목을 휘감고 놓지 않다가 다른 패널들이 모두 나서서 말리자 풀어줬다. 이후 두 사람은 잠시 토론장에서 나갔다. 먼저 돌아온 슈프리치 의원은 부투소프 기자를 겨냥해 “소녀처럼 긁더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는 전직 대통령과 총리도 있었다. 패널로 나온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난투극이 끝난 뒤에 “이 스튜디오에 러시아 요원이 있다”며 슈프리치 의원을 비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