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치료를 받던 7개월 남자아이가 병원 이송 도중 병상을 찾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2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8시33분쯤 수원시 장안구에서 생후 7개월 A군의 부모에게서 “아이가 눈 흰자를 보이며 경기를 일으킨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A군과 보호자는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집 안에 격리 중이었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병상 확보를 위해 10여 군데 병원에 연락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늘어난 탓에 수원지역 내로는 이송이 어렵다는 답신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구급대원들은 약 17㎞ 남짓 떨어진 안산 지역의 대학병원 병상을 확보해 이동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군이 심정지를 일으켰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A군은 오후 9시17분쯤 병원에 도착해 DOA(도착 즉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송이 시작된 지 38분 만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최근에는 응급환자 병상 확보가 어려워 일반 환자도 10여 곳의 병원을 전전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라면 병원 찾는 게 더 어려워 도로에서 헤매는 시간이 적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의료진 등을 상대로 A군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