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 7개월 영아, 병원 찾아 헤매다 결국 숨졌다

입력 2022-02-21 04:35 수정 2022-02-21 09:43
119구급차량. 국민DB(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치료를 받던 7개월 남자아이가 병원 이송 도중 병상을 찾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2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8시33분쯤 수원시 장안구에서 생후 7개월 A군의 부모에게서 “아이가 눈 흰자를 보이며 경기를 일으킨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A군과 보호자는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집 안에 격리 중이었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병상 확보를 위해 10여 군데 병원에 연락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늘어난 탓에 수원지역 내로는 이송이 어렵다는 답신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구급대원들은 약 17㎞ 남짓 떨어진 안산 지역의 대학병원 병상을 확보해 이동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군이 심정지를 일으켰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A군은 오후 9시17분쯤 병원에 도착해 DOA(도착 즉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송이 시작된 지 38분 만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최근에는 응급환자 병상 확보가 어려워 일반 환자도 10여 곳의 병원을 전전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라면 병원 찾는 게 더 어려워 도로에서 헤매는 시간이 적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의료진 등을 상대로 A군의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