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일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향해 “구체제 정치 종식과 새정치를 향한 정치교체의 열망과 의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야권 단일화 재추진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안 후보님의 고뇌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87체제 아래 양당 독점체제는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제 3의 선택이 불가능한 정치 환경은 상대의 실패가 나의 기회가 되어 선의의 경쟁보다 발목잡기가 능사인 구체제 정치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제 더 나쁜 ‘묻지마 정권교체’를 넘어 더 나은 ‘정치교체’가 되어야 하고, 정치교체가 세상교체 시대교체를 이끌어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위기가 미래를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퇴행적 정쟁의 구체제 정치를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미래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을 정리하겠다. 이제부터 저의 갈 길을 가겠다”며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야권 현안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안 후보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이 아닌 이 후보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안 후보의 결심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결별한 안 후보에게 직접 러브콜을 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안 후보가 대선 완주 의지를 밝힌 만큼 이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논의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