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단일화 다시 논의할 시간 없어”…전문가들 “정치적 카드”

입력 2022-02-20 18:49 수정 2022-02-20 20:13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0일 “대선이 이제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다시 단일화를 논의할 물리적인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면서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단일화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안 후보는 특히 단일화 협상 대상이었던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며 책임을 돌렸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일주일 전 고심 끝에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며 “그러나 윤 후보의 책임있는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를 할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윤 후보가 새로운 제안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실무선에서 큰 방향에 대해 대략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그 다음에 후보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순서”라며 “지금 다시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전격 결렬 선언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안 후보에 대한 불만도 감지됐다.

선대본 관계자는 “실무선에서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사전 조율 없이 기자회견이 열려 당황스럽다”며 “앞으로 어떻게 대화를 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의 결렬 선언에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김성수 한양대 정외과 교수는 “완전한 결렬을 선언했다기보다는 제안 철회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일련의 불미스런 사고로 인해서 안 후보가 존재감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적 카드”라고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이번 대선은 중도층에서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안 후보가 계속해서 카드를 쥐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양강 구도에 묻히기 않기 위해 단일화 이슈를 꺼내고, 전략적으로 완주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가현 강보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