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2D 캐릭터인데도 울컥했다고 한다.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공간에 실제 모습에 가깝게 세워진 교회로 들어가 약속된 장소에 갔더니 교회 친구들이 있었다. 캐릭터로 만난 친구들과 대화하며 함께 예배하니 코로나19 이전 수련회와 부흥회가 떠올랐다고 했다.
김은실(42)씨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가 ‘저스트터치’를 주제로 진행한 청년 큐티페스티벌(큐페)에 참여했다. 김씨는 “사흘간 현장에도 갔지만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에서 열린 소그룹모임도 참여했다”면서 “거기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울컥했다”고 19일 말했다.
우리들교회는 생생한 집회 현장을 메타버스에서도 경험하도록 청년 큐페와 함께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청소년 큐페도 메타버스에서 열었다.
교회 관계자는 “과거 큐페엔 수 천 명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참석했는데 코로나로 모일 수 없어 올해는 판교채플에서 방역수칙에 맞는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다. 대신 유튜브와 메타버스에서 모이도록 했다”고 전했다.
각자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정해진 시간에 교회에서 알려준 링크로 접속하면 우리들교회로 들어갈 수 있다. 예배당에서 집회에 참석했고 예배가 끝나면 다른 장소로 이동해 강의를 듣거나 카페에서 조별 나눔을 이어갔다. 청년의 경우 암호 맞추기, 다리건너기 등 큐페 주제에 맞게 만든 게임도 즐겼다. 사흘간 청년 큐페엔 2500여명이 메타버스로 집회에 참석했다.
교회는 메타버스를 쉽게 사용하도록 가상 공간 제작에 공을 들였다. 교회는 실제에 가깝게 구현해 비록 2D지만 교회에 온 듯한 느낌을 줬다. 메타버스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사전에 참여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 매뉴얼을 공유했다.
만족도는 높았다. 사용이 어렵지 않아 세대간 격차를 해소할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봤다.
김씨는 “메타버스는 처음이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어색하기도 했다”면서 “교회 공간을 캐릭터지만 활발하게 다니며 친구와 대화하니 점점 재미있고 활기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접속해 큐페에 참석했는데 부모님도 같이 보면서 신기해했다. 사용에 어려움이 많지 않아 부모님도 충분히 할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청소년 큐페에서 교사로 참여한 박명제(27)씨와는 게더타운 예배당에서 기자와 대화했다.
박씨는 “줌보다 더 빨리 친해진다는 게 장점”이라며 “특히 아이들은 스스로 캐릭터를 움직여 교회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느꼈다. 비대면 시대엔 메타버스가 하나의 사역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교회가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제시했다. 온·오프 결합이다. 김씨와 박씨 모두 현장예배의 경험을 메타버스에서 떠올렸다.
김씨는 메타버스를 통해 “예전 수련회 때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예배당에서 아이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