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택 청약시장에 옥석 가리기가 더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수도권 주요 지역과 광역도시 지방의 경쟁률 격차가 커졌다. 기존 집값 급등 지역에서도 청약 열기가 빠르게 식는 모양새다. 최근 집값 상승 전망이 꺾이면서 지역과 조건에 가릴 것 없이 청약 통장이 몰렸던 지난해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 접수에 나선 단지는 총 35개 단지였다. 이 중 23개 단지가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1순위에서 마감하지 못한 단지 중 9곳은 2순위에서도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상승·하락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분명한 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 부담이 커지고 집값 상승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줍줍(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과열됐던 지난해와 달리 주택 청약 열기도 식는 모양새다.
.
지역별로 상황은 조금씩 달랐다.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서울 분양 물량 ‘북서울자이폴라이스’와 부산 분양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는 ‘래미안포레스티지’는 각각 34.43 대 1, 58.98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또 수도권 인기지역으로 손꼽히는 오산세교, 송도 등지에서도 1순위 청약에 성공했다.
반면 1순위 청약에 실패한 단지는 주로 최근 수요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에 몰려 있었다. 최근 4년 동안에만 10만 가구 이상이 공급된 대구와 경북 일대, 충북 진천, 전북 남원 등에서 분양한 단지가 청약에서 고전했다. 수도권과 광역시, 지방 등 지역에 따라 청약 ‘옥석 가리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