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사망자가 델타 변이에 따른 사망자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위험이 낮다는 평가 속에서도 압도적인 전염성으로 인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이같은 이점이 상쇄된 셈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확진자 수의 후행지표인 사망자 수가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증가하면서 델타 변이 확산 당시의 사망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NYT 집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가 보고된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미국에선 3016만3600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15만4750여명이 사망했다. 델타 변이가 유행한 지난해 8월 1일부터 10월 31일 사이에는 1091만759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고 13만2616명이 숨졌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기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델타 유행 때의 2.76배에 달하고 사망자도 1.17배 높았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정용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하면서 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격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NYT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기에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훨씬 낮았다는 점은 오미크론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다는 것을 반영한다”면서도 “확진자가 3000만명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치에 달하면 낮은 사망률도 재앙적인 사망자 수를 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에선 오미크론 변이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 속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모두 해제될 전망이다. 지난 17일 미 본토에서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뉴멕시코주와 워싱턴주가 이를 해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학교를 포함해 즉각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한 게 효과가 있었다”며 “그게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도 “3월 말에 학교를 포함한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50개 주 가운데 마스크 의무화를 이미 해제했거나, 폐지한다는 계획을 내놓지 않은 곳은 하와이주 한 곳만 남게 됐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방역 조치를 시행했던 민주당 성향의 주 정부도 최근 방역 조치에 대한 주민들의 피로감을 달래기 위해 마스크 의무화를 풀거나 풀겠다고 발표해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