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꺾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1월 아파트 가격 동향 결과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던 아파트 가격이 대출규제와 금리상승 등에 밀려 안정보합세를 유지하거나 하락세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광주 아파트 가격은 전달 대비 0.43% 인상돼 월간 기준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0년 7월 마이너스에서 0%로 전환한 뒤 1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가 주춤해지면서 하락세로 다시 반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1.17%로 정점을 찍은 월간 상승률은 11월 0.94%, 12월 0.61%, 1월 0.43%로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자치구별 아파트 가격은 서구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서구는 지난해 12월 0.61%에서 지난달 0.25%로 크게 떨어졌다. 남구 역시 0.62%에서 0.38%로 상승 폭이 줄었다. 동구는 상승률이 가장 낮아 전달 대비 0.08%에 그쳤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아파트 담보대출·전매제한 규제와 금리상승 여파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데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가격 상승률 둔화가 연내 내림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올해 말까지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이 1만3800여 호에 달하는 데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 아파트 시장은 ‘급매물’만 거래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매물만 쌓이고 거래는 줄어드는 공급과잉으로 시장이 침체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청약시장도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 한 해 광주에서는 14곳의 아파트가 청약을 받아 평균 경쟁률이 17.5대 1을 기록했지만 2019년 41대1, 2020년 31.6대1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광주시는 아파트값 오름세를 잡기 위해 올해부터 시 홈페이지에 10곳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 시민적 관심이 높은 민간아파트 사업추진 현황을 자세히 공개하고 있다. 대규모 신규 아파트 공급정보가 차단돼 아파트 가격 상승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에 따른 조치다.
광주 건설업체들은 추세를 예의주시하며 신축 중인 각 아파트 단지의 분양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송정기 공인중개사는 “지난달 발생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등으로 아파트 수요마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전반적으로 아파트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업체들이 신규 아파트 공급 시기를 늦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