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이 19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둔 김보름(29·강원도청)에게 사과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표 소장은 이날 트위터에 자신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보름의 ‘왕따 주행’ 논란을 언급했던 트위터 글을 게재하며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매스스타트에 (나서는) 김보름 선수가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당당히 다시 빙판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당시 저도 언급을 했을지 몰라 검색했더니 하나가 있더라”며 “혹여 추가된 돌이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잃어버린 세월을 되돌릴 순 없겠지만 많은 격려와 응원으로 긍지와 자부심, 마음의 평온을 되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표 소장은 4년 전인 2018년 2월 24일 김보름을 둘러싼 논란에 관한 글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그는 “김보름 선수 눈물과 큰 절, 태극기…. 팀 추월 문제가 인격적인 성숙의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며 “진솔한 사과와 노선영 선수와의 화해로 다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타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진짜 큰 문제는 운동만 알고 살아온 선수들보다 빙상계와 연맹의 고질적인 파벌을 꼭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4년 전 김보름은 노선영·박지우와 팀을 이뤄 출전한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왕따 주행’을 펼쳤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김보름과 박지우가 나란히 결승선에 도착한 반면 노선영은 두 선수에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김보름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에서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며 동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더불어 노선영은 자신이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며, 김보름은 매스스타트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비난의 화살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이후 김보름은 2020년 11월 대표팀 선배 노선영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2억원의 손해배상을 선고했다. 지난 2월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황순현)는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노선영이 2017년 11월~12월 후배 김보름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보름이 노선영을 따돌린 게 아님을 분명히 했다.
판결 후 김보름은 “2018년 2월 24일. 그 이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며 “제일 힘 들었던 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에서 재판을 시작하게 됐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됐다”고 했다. 이어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평창, 이제 진짜 보내줄게”라면서 힘든 시간에 대한 소회를 드러냈다.
아울러 김보름은 “비록 4년 전 기량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보름은 이날 오후 4시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에 출전한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