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키가 170㎝도 안 되는 남자는 인권이 없다”
일본의 인기 여성 프로게이머의 망언에 일본 열도가 분노에 휩싸였다.
18일 일본 아사히TV에 따르면 일본 e스포츠 선수 다누카나(본명 다니카나·31)는 지난 15일 온라인 생중계 방송을 진행하면서 “키가 170㎝ 안 되는 분은 ‘인권이 없구나’ 생각하며 살아가라. ‘사지연장술’을 고려해달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당시 다누카나는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 이츠’를 이용했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 남성 배달원이 자신에게 연락처를 물어봐 공포심을 느꼈다고 언급하면서 그 남성의 키가 작았던 것을 두고 조롱을 시작했다.
그는 “남자의 키가 170㎝가 안 되면 솔직히 인권이 없기 때문에… 170㎝ 안 되는 분은 ‘나는 인권이 없다’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세요”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남자가 170㎝는 돼야 인권이 생겨나지” “정말로 작은 남자에게 인권이 있을 리가 없잖아” 등의 유사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에 각종 SNS에는 그를 향한 비난이 쇄도했다. 신장이 작은 사람에 대한 인격 모독이자 혐오 발언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거세지는 논란에 다누카나는 당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항상 나의 방송을 보시는 익숙한 분들을 상대로 한 농담이어서 말이 거칠어졌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오히려 다누카나 본인이 ‘키 작은 남자는 인권이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자인하는 바가 됐고, 누리꾼들은 등을 돌렸다.
결국, 다누카나는 막말 논란이 불거진 다음 날인 16일 “저의 이기적인 발언으로 불쾌감을 드리고 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나의 발언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것으로 스스로의 인식이 안이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누카나의 소속사 역시 “소속 선수에 의해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리며 해당 선수에 대해 향후 엄중한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누카나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계약 해지를 알렸다.
그럼에도 다누카나의 도 넘은 발언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곳곳에서 다누카나를 ‘손절’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다누카나의 공식 스폰서였던 레드불은 홈페이지에서 그의 페이지를 삭제했다. 또 e스포츠팀 그라프트는 “2020년 3월 다누카나 선수와 계약이 만료돼 현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재빠르게 선을 그었다.
다누카나는 일본의 두 번째 여성 프로게이머다. 대전 격투 액션 게임 ‘철권’ 시리즈를 주종목으로 하며 일본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