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두 줄 선명한데”…양성 뜬 폐기용 진단키트 배포

입력 2022-02-19 10:09
A씨가 선별검사소에서 받은 자가검진키트. 코로나19 양성을 뜻하는 두 줄이 선명하게 나타나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한 임시 선별검사소가 코로나 양성 판정이 뜬 폐기용 자가키트를 배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전날 인천 미추홀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배부받은 시민 A씨는 열어보지도 않은 진단키트에 선명한 두 줄이 나타난 것을 보고 민원을 제기했다.

A씨는 검사소에 전화를 걸어 “배부받은 진단키트가 이미 사용된 것이고, 심지어 검진기에는 두 줄이 나타나 ‘양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A씨는 첫째 자녀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근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진단키트를 받아 차에 보관해뒀다.

하지만 이틀 후 이를 열어보니 누군가 사용했던 흔적이 남아있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면봉과 시약 밀봉 봉투가 뜯어져 있었을 뿐 아니라 검진기에는 빨간 두 줄이 선명했다. 진단키트에 두 줄이 나오면 코로나19 양성, 한 줄이 나오면 음성임을 뜻한다.

당시 검사소 관계자는 A씨에게 “착오가 있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기 대상인 자가진단키트를 새 키트와 혼돈해 배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연합뉴스에 “이미 사용한 키트를, 더욱이 양성 결과가 나온 키트를 내준 것은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행여 이 키트로 인해 나와 자녀가 감염되면 어떻게 하려 했던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천시는 정확한 진상 조사를 위해 해당 선별 검사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 측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실수가 발생한 것 같아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사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