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서 병력 추가 철수”…美 “거짓 철군” 공방

입력 2022-02-18 17:32
러시아 전차 부대가 정기 훈련을 마치고 열차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마친 후 병력과 군사 장비들을 추가로 귀환시키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등 서방은 이를 불신하며 러시아가 오히려 병력을 늘렸다고 맞서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서부 군관구 소속 전차부대의 병력과 장비를 실은 또 다른 군용 열차들이 예정된 훈련을 마치고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의 영구기지로 돌아왔다”고 밝혔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측은 이번 이동에 병력, 특수장비, 군사물자를 실은 대형차량 30대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병력은 기지에 도착하는 대로 동계훈련의 다음 단계를 위한 군사 장비를 준비할 것이라고 러시아 군 당국은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와 별도로 크림반도에서 전투기 10대도 철수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몇몇 기계화 보병 부대가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치고 다게스탄과 체첸 본대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흑해함대가 크림반도에 있던 수호이(Su)-24 폭격기 10대를 다른 지역에 있는 예비 비행장으로 재배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로의 병력 이동에 앞서 러시아 거의 모든 군관구와 함대, 공수부대가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부터 연일 일부 병력과 장비가 훈련을 마치고 본진으로 복귀했다는 발표를 내놓고 있다.

러시아 육군 전차부대가 열차에 실려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의 영구 배치 장소로 돌아가는 모습. 타스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의 철군 공지에도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러시아의 복귀 주장 역시 허위로 보면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일부 부대와 장비들이 순환 배치되고 있는 것일 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언제든지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을 묻는 말에 “그들(러시아)은 어떤 군대도 철수시키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위장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징후는 그들이 우크라이나로 들어가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시점과 관련해서도 “수일 내에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간 포격 공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자작극’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돈바스 지역의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으로부터 포격을 당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18일(현지시간)에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분리 지역의 페트리브스케 마을을 포격당했다고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에 대한 포격 사실을 부인하며 “오히려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