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술 ‘소주’마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진로 등 소주 출고가를 3년 만에 7.9%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식당에서는 소주값이 5000~6000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3일부터 소주 출고가격을 7.9%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360㎖ 병과 일부 페트류가 대상이다. 출고가는 기존 1081.2원에서 1166.6원으로 85.4원 오른다. ‘진로’도 2019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출고가가 7.9% 인상된다. 프리미엄 라인인 ‘일품진로’는 이번 인상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식당에서 파는 소주 가격은 1병에 5000~6000원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소주 출고가가 인상되면 식당에서는 인건비, 식자재 가격 인상분 등을 더해 병당 1000원씩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2019년에도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올리면서 식당 소주 가격은 3000~4000원에서 4000~5000원으로 뛰었다.
하이트진로가 가격 인상에 나선 건 2019년 5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 소주 출고가를 평균 6.4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제조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으로 원가가 상승했다”며 “지난 3년간 14% 이상의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 지속되고 있으나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에탄올) 값이 10년 만에 올랐다. 국내 주정 제조사들의 판매 전담사인 대한주정판매는 이달초 주정가격을 평균 7.8% 인상했다. 병뚜껑 업체들도 공급가를 평균 16% 올렸다. 여기에 주류업체가 빈병을 회수할 때 지급하는 취급수수료까지 올랐다. 환경부는 지난 7일 400㎖ 미만 빈용기 취급수수료를 30원에서 32원으로, 400㎖ 이상은 34원에서 36원으로 인상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롯데칠성음료, 무학, 대선주조 등 다른 소주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가격 인상 검토는 시작됐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9년 6월 소주 ‘처음처럼’ 출고가를 7.2% 인상한 바 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