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문위 사퇴 이재갑 “거리두기 완화 메시지 자체가 문제 ”

입력 2022-02-18 11:20 수정 2022-02-18 11:54
한림대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 뉴시스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직에서 사퇴한 한림대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가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메시지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이날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하는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또 대선 후보들이 포퓰리즘처럼 거리두기는 안 된다고 접근하고 있다면서 “그분들은 고생 다 하고 넘어가서 좋은 상황에 취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예전에도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때 확진자 규모가 확 늘었다”며 “유행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완화 메시지를 전달한 것 자체가 유행규모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직을 사퇴한 배경에 대해 “이런 프레임이 된 것 자체가 매우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확진자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위중증 환자 비율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오미크론 유행 규모가 너무 커지게 되면 중증환자 규모도 따라서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아직은 중증환자 규모의 정점이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확진자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중증환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은 게 확인되면 그때 대폭 완화를 시작해도 상관없다”며 “우리가 버틸만한 상황이 이어질지에 대해서 한 번 기다려보자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 회의가 2~3주 간 없었다”면서 “정권 말이기도 하고 어차피 새 대통령이 들어서면 방역 관련 지명도 바꿔야 되는데 자문단도 일단 제가 자리를 내놓아야 새 전문가들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정치적 이슈화 되는 것이 어려운 부분 이었다”며 “전문가들마저도 그런 프레임에 덧칠을 해 그런 부분에 상당히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대선후보들의 코로나19 접근법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처럼 거리두기는 안 된다고 접근하고 있다”며 “그분들이 취임할 때쯤 되면 고생 다 하고 넘어가서 좋은 상황에 취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전까지 국민들이 고통스럽게 지낼 것이란 부분은 생각하시고 언행에 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