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3억5천 넣은 사람이 8천5백억…지구상 본 적 없어”

입력 2022-02-17 18:1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1번 출구에서 "부패 없는 성남! 공정한 대한민국!" 성남 유세를 펼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도시개발 한다고 해놓고 3억5000만원 넣은 사람이 8500억원을 받아가게 하는 것, 대한민국을 떠나서 지구상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성남과 안성, 용인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안방’인 경기지역에서 집중 유세를 벌이며 가는 곳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후보는 성남 분당 야탑역 앞 유세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지적하며 “인구 100만의 성남시를 이렇게 운영했는데 5000만의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꼬라지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자동, 백현동 이야기 다 아시지 않는가”라며 “시민들 사는 아파트에 50m 옹벽을 쳐 올린 것, 이게 행정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가 8년간 시장을 지냈던 성남을 찾아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꺼내든 것이다.

윤 후보는 앞서 안성 유세에선 “지금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를 위기에 강하고 경제에 유능한 후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국민과 국가 위기를 잘 넘어가는 게 아니라 자기 개인 사법적 위기는 검찰 수사를 무력화해서 그럭저럭 잘 넘어갑디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고요”라고 물으며 “도대체 무엇에 유능하다는 것인가. 불법에 유능하다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용인 수지 유세에선 민주당 내 운동권 세력을 겨냥했다. 윤 후보는 “80년대 운동권 족보, 그 족보의 자녀들까지 다 끼리끼리 자리 해먹고 이권 받아먹지 않느냐”며 “정치인이 아니었던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 대통령 후보로 이 자리에 섰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에 대해선 파산선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1번 출구에서 "부패 없는 성남! 공정한 대한민국!" 성남 유세를 펼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집값이 급격하게 오른 서초와 송파에선 부동산 문제를 언급했다. 윤 후보는 송파 석촌호수 유세에서 “여기 송파에 20억원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해서 갑부가 아니다”라며 “돈 벌어서 세금으로 다 뺏기지 않는가. 서민들은 허리가 휘어진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고속터미널 옆 서초아이스링크장 앞 유세에선 “민주당 정권이 도무지 건국 이래 구경하지도 못한 집값 폭등을 만들어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28번의 주택 정책으로 계속 실패를 거듭해왔지만, 저는 이 사람들이 실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부러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이날 방문한 지역은 3월 9일 대선과 함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곳들이다. 안성에는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김학용 전 의원이 출마하고, 서초갑에는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뛰고 있다. 윤 후보는 출마자들과 함께 유세에 나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유승민 전 의원과 회동하고 함께 종로 유세에 나서는 ‘원팀’ 행보도 보였다. 홍준표 의원에 이어 유 전 의원까지 합류하면서 당내에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윤 후보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 저로서는 유승민 선배님의 격려가 천군만마”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아무 조건도 없고 직책도 없이 열심히 돕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안성·용인·성남=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