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능은 박근혜로 충분…국정이 주술에 휘둘리면 되겠나”

입력 2022-02-17 17:5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7일 서울 유세에서 “무능함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무능론’과 ‘무속 논란’을 고리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이 후보는 노원·광화문·왕십리·홍대 등 서울 강북권 주요 거점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15, 16일 강남권 유세에 이어 사흘째 서울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다. 집값 폭등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서울의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이 후보는 유세 도중 ‘촛불 집회’를 소환해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광화문 청계광장에 마련된 유세차에 올라 “2016년 우리는 비선 실세가 국정을 농단하는 비정상을 극복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촛불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모씨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는데 주술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당시 무속 논란이 있었던 최순실씨를 언급했다.

곧이어 윤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 후보는 “국정이 주술에 휘둘리면 되겠나. 정치 보복을 대놓고 후보가 바라는 상황을 한번이라도 겪어봤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의 무속 논란과 ‘문재인정부 적폐 수사’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후보는 “뭘 알아야 국정을 할 것 아닌가. 국정이 장난인가”라며 “저 이재명은 주술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길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왕십리역 유세에서도 윤 후보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제 다시는 무능한, 그래서 비선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는 나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외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노원 롯데백화점 앞 유세에서 “보수는 일은 잘하는데 부패해서 문제고, 진보는 깨끗하긴 한데 능력이 없는 것 같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이거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실적을 통해 실력을 증명해서 여러분이 이 자리까지 불러주셨다”며 “그 핵심적인 토대는 바로 실용”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실용적 개혁을 통해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 진보·개혁 정권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 재건축·재개발을 해야 하는데 허가가 안 나와 힘들지 않느냐”며 “저는 이해하기 어렵다. 두꺼비도 새집 달라고 하지 않느냐. 사람은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 여러분이 좋은 주택에서 행복하게 살 길을 열겠다”며 “이재명을 믿어 달라”고 역설했다.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에 대한 대규모 손실 보상도 거듭 약속했다. 이 후보는 왕십리역 유세에서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들에 대한 신용 대사면을 통해 빚진 부분을 국가가 인수해 정상적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손실 보상을 위한 예산을 지금 추가경정예산에서 최대한 확보하되 (부족분은) 제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 추가 추경을 통해, 아니면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50조원 이상을 확실히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선거 때는 비록 한쪽을 대표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국론을 분열시키지 않고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누군가의 과거를 뒤져 처벌하기 위해 아까운 시간과 권한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박세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