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 유세차량 사고 희생자 조문을 위해 16일 빈소를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만난 것을 두고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뒤 처음으로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것이어서 일단 단일화의 물꼬를 튼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후보는 16일 강원 원주 유세를 마친 뒤 충남 천안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어 빈소를 지키고 있던 안 후보와 25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이날 유세 일정은 광주와 전북, 충북, 강원을 도는 강행군이었지만 윤 후보는 조문을 위해 일정을 조정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가 만난 자리에서 단일화에 관한 이야기는 오고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후보가 안 후보를 찾아 위로를 표하면서 ‘담판’ 방식의 단일화를 위한 포석을 깐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안 후보에게 악재가 겹쳐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윤 후보가 선호하는 담판을 통한 단일화에 무게가 실린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두 후보가 만났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안 후보가 단일화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이후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단일화를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교감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손을 먼저 내민 셈”이라며 “윤 후보 판단하에 천안까지 가는 결심을 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만남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선거운동 중 불의의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 조의를 표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문을 계기로 단일화 논의가 진전되는 것처럼 비춰질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 측은 “인간적인 도의 차원에서 조문 간 것을 두고 단일화와 연계해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가현 강보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