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달리던 렌터카가 시내 편의점 유리창을 들이박고 도로 옆 마늘 밭으로 돌진한다. 대부분 초행길 운전 미숙 때문이지만 도로 기형에 의한 사고도 적지 않다.
한해 500~600건 가량 발생하는 제주지역 렌터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렌터카 사고유형 분석 작업이 이뤄진다.
제주도와 경찰,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등은 최근 유관기관 회의를 열어 도내 렌터카 사고 다발 지역과 발생 유형 등을 분석해 기관별 감소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제주에는 134개 렌터카 업체가 2만9800대의 렌터카를 운영하고 있다. 한해 입도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는 가운데 개별·가족단위 관광객이 늘면서 도내 전체 교통사고 중 렌터카 사고 비율은 2010년 6.4%에서 지난해 13.4%로 10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2019년 607건이던 렌터카 사고 건수는 2020년 494건으로 줄었으나 코로나19로 감소한 관광객이 늘면서 지난해 583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 한 해에만 6명이 죽고 1030명이 다쳤다.
렌터카 교통사고는 버스와 택시, 화물차 등 사업용자동차에 의해 발생하는 도내 교통사고의 절반(55%)이 넘는다. 사고 발생 원인으로는 운전 부주의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제주경찰청은 이처럼 제주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들의 초행길 사고를 막고 위해 렌터카 공제조합으로부터 사고 내역자료를 넘겨 받아 사고 유형을 분석하기로 했다.
분석 결과가 나오면 도로교통안전공단은 안전운전 영상을 제작해 렌터카 조합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유관기관과 사고 다발 지점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한국공항공사와 협의해 렌터카 하우스 주변 안전 운전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렌터카 사용자 안전 교육 실시와 사고 예방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도 진행한다.
김재철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개별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렌터카 이용객이 증가에 따른 사고 위험도 커진다”며 “사고유형 분석 결과를 교통 유관기관이 공유해 기관별 예방 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