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우크라, 친러 반군 지역 공격”…우크라 “반군이 공격”

입력 2022-02-17 12:58 수정 2022-02-17 18:18
지난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부 리브네에서 기갑부대가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전술훈련을 벌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17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루간스크 지역 내 4곳에 박격포와 수류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오히려 반군이 포격을 해 왔다며 해당 보도를 정면 부인했다.

스푸트니크통신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오전 4시30분(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께 박격포와 수류탄 발사기 등으로 4차례에 걸쳐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루간스크주) 지역을 감시하는 공동통제조정위원회(JCCC)에 파견된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측을 인용한 보도였다.

JCCC는 돈바스 지역 휴전 통제를 위해 2014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만든 감시 기구다. LPR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하겠다며 공화국 수립을 선포하고 무장 독립투쟁을 벌여왔다.

LPR 관계자는 보도를 통해 “우크라이나 무장군이 민스크 협정에 따라 철수해야 하는 무기를 동원, 휴전체제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보도는 러시아 국영 매체 중에서도 외국어 서비스를 하는 스푸트니크 통신과 리아노보스티통신을 통해서만 전해졌다.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자작극’일지 모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계 다른 주요 외신은 물론 러시아 대표 통신사인 타스도 루간스크 지역 군사 공격에 대해 별도 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은 반군 지역 공격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 군당국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주의 마을을 포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푸트니크 통신 보도와 정반대 내용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군 공보관은 “우리 진지가 122㎜ 포 등의 금지된 무기 공격을 받았지만, 정부군은 대응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반군 포격으로 유치원 건물 등이 파손됐지만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분리주의 반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과의 전선 인근에 약 15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반군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같은 주장을 줄곧 반박해 왔다.

이날 상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으로 13만명 이상의 군대를 배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미국 등 서방의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발생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