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기 금메달 아쉬움, 유튜브 ‘골드버튼’으로 채웠다

입력 2022-02-17 11:04 수정 2022-02-17 13:43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곽윤기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국가대표 곽윤기(33·고양시청)가 유튜브 구독자 수 100만명을 확보하며 ‘골드 버튼’을 받게 됐다. 금메달을 놓쳐 아쉬워하는 곽윤기를 위해 팬들이 의기투합한 결과다.

곽윤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Kwakyoongy’의 구독자 수는 17일 100만명을 돌파했다. 전날 밤 진행된 남자 계주 경기 직전 구독자 수는 90만명대였다.

곽윤기와 김동욱(29·스포츠토토), 박장혁(24·스포츠토토), 황대헌(23·강원도청) 이준서(22·한국체대)로 구성된 우리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전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5000m 계주 결선에서 6분41초679의 기록으로 캐나다(6분41초257)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 계주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밴쿠버 5000m 계주 은메달이 유일했던 곽윤기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다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곽윤기가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시상대에 올라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뒤 곽윤기는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못 따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후배들에게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 결과가 은메달이라니 창피하다. 입만 산 선배가 됐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의 자책과는 달리 남자 대표팀이 은메달을 따기까지는 ‘맏형’ 곽윤기의 공이 컸다. 편파 판정으로 침체된 대표팀 분위기를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띄우는가 하면, 계주 준결승에서는 막판 무서운 질주를 보여주며 1위로 결승에 올랐다.

황대헌·이준서의 실격으로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후엔 곽윤기가 “바람만 스쳐도 실격”이라고 했던 말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내가 꿈꿨던 금메달의 자리가 이런 것이었나”라고 소신발언을 하면서 팬들의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곽윤기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Kwakyoongy’ 캡처

곽윤기는 경기 이후 “금메달만 바라보고 왔는데 도달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이제 100만 유튜버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금메달을 못 땄으니까 그거라도 해야 한다”며 “4년 뒤 올림픽에는 선수로 못 가더라도 유튜버로서 가서 쇼트트랙을 재밌게 전파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아쉬워하는 곽윤기를 위해 팬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곽윤기에게 골드 버튼이라도 만들어주자” “구독자 100만 넘으면 국가대표 한 번 더한다고 할지 모른다”며 곽윤기의 유튜브 채널 구독을 독려했다. 때마침 곽윤기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사이 구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그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곽윤기는 “금메달 딸 수 없다는 걸 알았나 보다. 그래서 구독으로 혼내주신 거 아니에요. 여러분들?”이라며 “선수촌에서 라이브(방송) 켜면 많아도 600명 정도 들어왔는데 지금 4만명이 넘는다. 이게 말이 되나. 꽉잡아윤기가 100만(구독자)이 됐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기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