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월 정례회의에서 ‘매파’적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지만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의견을 주고받았다. 다음 달 0.5%로 시작해 올해 7차례 단행할 수 있는 금리인상 전망을 이미 받아들인 시장은 17일(한국시간) 공개된 1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 내용을 악재로 인식하지 않았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보합세에서 마감됐다.
1. FOMC 의사록
FOMC 1월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플레이션을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현상으로 인식했다. FOMC 위원들은 “물가상승률 지표가 연준의 장기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내리지 못한다면 정책적 완화 요소를 더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장기 목표치는 연간 2%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지난 10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7.5%나 상승했다. 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에 최대치로 기록됐다. 다만 월스트리트에선 인플레이션이 상반기 중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FOMC 위원 대부분은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 “2015년 이후의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를 적용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2015년 이후 시기’란 연준에서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기간을 말한다. 연준은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3년간 금리를 올렸다. 그전까지 0%대였던 금리는 3년 만에 2.25~2.50%까지 상승했다.
FOMC 위원들은 현재 8조9000억 달러로 늘어난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축소하는, 이른바 양적긴축도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논의했다. 이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상당 규모로 축소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다만 양적긴축의 시행 시기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견대로면 올해 후반부에 시행될 수 있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만기 채권 수익금을 재투자하지 않는 양적긴축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FOMC 일부 위원은 ‘주택저당증권(MBS)을 적극적으로 매각해 국채만 보유할 것’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FOMC 1월 정례회의 의사록 내용은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지도, 긴장감을 높이지도 않았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54.57포인트(0.16%) 하락한 3만4934.27, 나스닥종합지수는 15.66포인트(0.11%) 밀린 1만4124.0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오히려 3.94포인트(0.09%) 상승한 4475.01을 가리켰다.
2. 엔비디아 [NVDA]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증시 본장을 마감한 뒤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상회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76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32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던 매출 74억2000만 달러, EPS 1.22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매출을 81억 달러로 전망해 꾸준한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실적을 확인한 시장은 본장에서 소폭 상승했던 주가를 애프터마켓에서 끌어내렸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전인 이날 나스닥 본장에서 0.06%(0.16달러) 오른 265.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애프터마켓에서 하락 반전됐고, 오전 9시20분 현재 2.62%의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3. 로블록스 [RBLX]
미국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6.51%(19.43달러) 급락한 53.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주당순손실이 0.25달러로 집계돼 월스트리트 전망치(주당순손실 0.13달러)를 밑돌았던 탓이다.
분기 손실액은 1억433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87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활황을 탔던 메타버스 이용률이 최근 늘어난 실외 활동으로 감소해 로블록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