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우린 공정·청렴” 자화자찬… 평창올림픽은 폄하

입력 2022-02-17 05:56 수정 2022-02-17 09:48
지난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3조에 출전한 박장혁이 인코스를 파고들자 중국 런쯔웨이가 과장된 액션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관영매체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는 중국을 치켜세우면서 “2018 평창올림픽 때 홈 이점을 누렸던 한국과 달리 정당한 과정과 최고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라며 2018년 평창올림픽을 깎아내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6일 “2018년 평창올림픽뿐만 아니라 2002년 홈 이점을 분명히 누렸던 한국과 달리 (중국의 성적은) 정당한 과정과 최고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중국은 최고의 시설과 첨단화된 훈련으로 마침내 새로운 역사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17일 새벽 6시(한국시간) 기준 금메달 7개·은메달 4개·동메달 2개로 종합 4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기록을 갈아치운 사상 최고 성적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특히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스노보드 선수 쑤이밍(17)과 중국 스키 선수 아일린 구(19) 등 Z세대 선수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 관중과 네티즌들이 우승하지 못한 선수들을 온라인상에서 비난하지 않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보다 성숙해졌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매체는 한국의 평창올림픽을 폄하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2018 평창올림픽 때 홈 이점을 누려 좋은 성적을 거둔 것과 달리 중국은 공정하고 청렴하게 이룬 최고 성적이라 더 의미 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은 홈팀임에도 오히려 피해를 봤다. 남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의 쑤이밍과 남자 쇼트트랙 1500m의 런쯔웨이 등은 억울하게 메달을 빼앗겼다. 그런 피해가 없었더라면 더 좋은 성적도 거둘 수 있었다”며 중국이 오히려 심판 판정에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런쯔웨이는 쇼트트랙 1500m 준결승 경기에서 박장혁에게 추월당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장혁이 런쯔웨이를 제치는 과정에서 런쯔웨이가 두 팔을 벌리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런쯔웨이는 이후 아딜 갈리아흐메토프(카자흐스탄)를 손으로 밀어 실격 판정을 받았다. 은메달에 머물렀던 쑤이밍은 금메달을 딴 맥스 패럿(캐나다)의 점수가 오심으로 인정됐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