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빈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만났다. 안 후보는 전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국민의당 유세 버스에서 숨진 국민의당 당원의 빈소를 지켰다.
먼저 빈소를 찾은 윤 후보는 “안 후보님과 인간적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떠난 지 25분쯤 뒤 빈소를 들러 안 후보와 독대하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윤 후보와 이 후보는 ‘정치 현안’이나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나누지 않았다”거나 “미안하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윤 후보는 강원도 원주에서 유세 일정을 마치고 저녁 8시30분쯤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민의당 당원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30분가량 조문한 뒤 자리를 떠났다. 윤 후보는 유족을 위로한 뒤 안 후보와 빈소 테이블에서 마주 앉아 25분간 대화했다.
윤 후보는 빈소를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함께 경쟁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님께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 인간적인 면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힘은 못 되더라도 마음의 위로라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여러분(취재진)이 추측하는 것은, 오늘 장소가 장소인 만큼, 다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후보 단일화 관련 대화는 없었다는 취지였다. 윤 후보와 동행한 대변인단은 두 후보가 배석자 없이 25분가량 대화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빈소를 떠나고 25분쯤 뒤인 밤 9시27분쯤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역에서 잠실로 이어진 ‘집중 유세’가 늦게 끝나 조문은 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곧장 장례식장을 ‘깜짝’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이날 20분가량 조문했고 윤 후보와 마찬가지로 배석자 없이 안 후보와 독대했다. 이 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몇 분 정도 안 후보와 독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미안합니다. 제가 시간을 안 재봐서”라고 답했다.
‘혹시 안에서 정치 현안이나 단일화와 관련해서 대화했느냐’는 질문에도 “미안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외 다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빈소를 떠났다.
안 후보는 밤 10시쯤 빈소에서 나왔다. 그는 빈소를 떠나며 “(두 후보가) 상가에서 위로의 말씀들을 주셨다”며 “그리고 그렇게 바쁘신 분들이 선거운동 중에도 와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현안 관련 언급이 있었는지 여부에는 “여기까지만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국민의당은 사태 수습에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