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에 해당하는 ‘은곰상’을 거머쥐었다. 3년 연속 수상이자, 네 번째 은곰상 수상이다.
홍 감독은 16일(현지시간)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로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받았다. 그는 이 영화제에서 2020년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 지난해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는 배우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 준희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산책을 하고, 영화감독 부부와 배우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김민희를 포함해 배우 이혜영, 서영화,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김민희는 출연뿐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했다.
홍 감독의 영화가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에 이어 ‘소설가의 영화’가 여섯 번째다.
무대에 오른 홍 감독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너무 놀랐다”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연인이자 이번 영화에 배우 길수로 출연한 김민희를 무대로 불러올렸다. 김민희는 “오늘 상영에서 관객분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주신다는 걸 느꼈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못 드리고 내려왔다”며 “감동적이었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기혼자인 홍 감독은 김민희와 2015년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2017년 3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히며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