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겹악재’로 출마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공식 선거운동 첫날(15일)에 터진 유세 버스 사망사고로 선거운동이 올스톱됐다. 국민의당은 사태 수습에 주력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는 버스 사고로 숨진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과 운전사 A씨의 빈소가 마련된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장례식장을 차례로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안 후보는 유족들과 대화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등 비통함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16일 새벽 순천향대 천안병원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를 도와주시던 분들이 이렇게 불의의 사고를 당해 정말 황망함을 금할 수 없다”며 “사고 수습에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 일단 선거운동을 오늘 전면 중단하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비전 공약 발표와 광화문 유세 등 이날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한 안 후보는 오후 5시쯤 손 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조문객들을 맞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은 고인들을 애도하기 위해 이날 하루 동안 로고송과 율동을 중단한 채 선거운동을 벌였다.
국민의당은 유족들과 협의를 거쳐 손 위원장 장례를 국민의당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안 후보의 선거운동 재개는 발인이 끝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주말에야 선거운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금은 선거운동을 고민할 상황이 아니다. 사태 수습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면서 국민의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사태 수습이 우선인 것은 맞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중단되면서 모두가 암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13일에는 안 후보 부인인 김 교수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을 지켜봤다. 이날은 대선 후보 등록 날이자 안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여론조사를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날이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