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이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2700선을 회복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갈등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며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정황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는 16일 전날보다 53.14포인트(1.99%) 오른 2729.68에 거래를 종료했다. 투자자별 동향을 살펴보면 기관이 2252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견인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080억원, 430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지수는 무려 4.5%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간밤 오른 미국 뉴욕증시와 동조화된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증시도 러시아군의 일부 철수 소식에 따라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하루 만에 반등했다”며 “중국발 인플레이션 압박도 완화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1. 하이브 [52820]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에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오는 3월 서울 콘서트 개최가 확정되면서 소속사 하이브가 강세를 보였다. 하이브는 전날보다 7.32%(1만7500원) 오른 25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간 하이브는 꾸준히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40만원대에 거래됐던 주가는 올해 초 30만원 중반대까지 내려앉았고, 지난달 말에는 장중 20만원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BTS를 포함한 소속 가수들의 오프라인 콘서트 개최가 불분명해진 점이 주가 하락의 결정타로 작용했다.
1992년생인 BTS 맏형 진이 병역법상 더 입영 연기를 할 수 없어 올해 안에 입대해야 하는 상황도 악재로 꼽혀왔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던 상황에서 BTS 콘서트 개최를 확정했다는 발표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이 추정한 지난해 4분기 하이브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024억원, 영업이익은 723억원이다. 2020년보다 각각 28.9%, 30.1%씩 증가한 수치지만 증권가 전망치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래도 세븐틴과 신인 그룹 엔하이픈이 선전하며 BTS 의존도를 낮춘 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사업에 진출한 점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2020년 기준 하이브의 매출액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웃돌았다. DB금융투자는 “올해 메인이벤트인 위버스와 브이드라이브 통합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브이라이브가 보유한 대규모 트래픽이 위버스의 사업모델(BM)에 연결되면서 하이브의 중장기 실적과 기업 가치를 견인할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 SK하이닉스 [000660]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3500원(2.76%) 오른 13만5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8.29% 상승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키옥시아와 공동 운영하는 낸드플래시 공장이 재료 오염 문제로 지난 9일(현지시간) 가동을 멈춘 점이 주가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웨스턴디지털은 6.5엑사바이트(EB·1엑사바이트는 10억GB) 규모의 물량에서 생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공급량이 축소되면 올해 1분기 낸드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올해 SK하이닉스의 낸드향 매출 비중은 36% 정도지만, 경쟁사의 생산 차질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SK증권이 추정한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6조원, 영업이익은 17조5000억원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31%, 41%씩 급증한 규모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조기 반등이 실적을 견인할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빼앗긴 시가총액 2위 자리도 바짝 추격했다. SK하이닉스의 이날 종가기준 시총은 95조43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약 11조5000억원 차이로 바짝 쫓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지난달 27일 두 회사의 시총 차이는 36조원에 달했으나 주가 희비가 엇갈리며 격차를 크게 좁혔다.
3. 인카금융서비스 [211050]
보험판매회사 인카금융서비스가 아쉬운 증시 데뷔전을 치렀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 시초가보다 16.52%(2850원) 내린 1만44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1만8000원에 사들인 공모주 투자자는 이날 종가 기준 20% 이상 손실을 보게 됐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도 가격 희망범위(2만3000원~2만7000원) 최하단보다 낮은 1만8000원에 설정됐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 7~8일 진행한 공모 청약에선 513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경쟁률은 25대 1을 기록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