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6일 “이제 코로나는 봉쇄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유연한 방역체계와 ‘경제 부스터샷’으로 국민이 최소한의 경제생활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제안한 ‘경제 부스터샷’은 소상공인 손실 보상의 확대와 방역 제한 완화에 따른 영업시간 연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이 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강화 조치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높은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의도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역 앞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방역은 이제 대전환점에 왔다”며 “다른 선진국들처럼 방역 체계를 유연하고 스마트하게 바꿔 경제적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지난 2년간 누적 손실을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면서 “40조∼50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민의 피해를, 당선 즉시 대규모 긴급 추경을 편성하거나 국가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어 “50조원은 많지 않다”면서 “우리보다 더 가난한 나라들도 국내총생산의 15% 가까이 국민들에게 지원했으나 우리는 겨우 5%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피해지원이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 후보는 상가가 밀집한 강남역 일대에서 자영업자 표심을 의식해 손실보상책을 재차 꺼내 들었다. 위기극복 총사령관과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각인시켜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 대표는 특히 강남역 유세에서 ‘청년 기회 국가’도 강조했다. 2030세대를 겨냥한 메시지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이 불공정하게 흘러가지 않게 하면 청년에게 투자 기회가 생긴다”며 “불공정한 주가조작·매매 등은 발본색원할 뿐 아니라 그런 짓을 한 사람은 한 번만으로도 완전히 퇴출해버리겠다”고 경고했다.
이 후보는 ‘코스피 5000포인트 서약서’에 직접 서명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해 “남자라서 어쩔 수 없이 군대에 갔으면 복무 기간에 입은 손실을 국가가 보상해주는 게 상식”이라며 “복무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하고, 퇴역 후에는 누군가가 피해 보지 않는 방식으로 반드시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세상을 바꾸라고 준 힘을 사적 보복에나 사용하는 무책임함은 우리 공동체를 망치는 죄악”이라며 윤 후보를 공격했다.
이 후보는 이어 “(윤 후보는) 경제가 죽든 말든, 주식시장이 망가지든 말든 불필요한 사드(THAAD) 배치 이야기를 하며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엔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정책 협약식을 갖고 “대통령이 되면 전국 단위의 택시 호출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연합회 관계자들이 ‘카카오택시 측의 갑질 문제’를 호소하자 “플랫폼 업체의 갑질 문제는 제가 해결하고 싶은 것”이라고 답했다.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 후보는 ‘취약지역 우선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가 부산·대구에 이어 이날 서울 강남·송파 유세에 나선 것은 중도·보수표를 의식한 조치다.
이 후보는 서울 등 수도권 공략에 집중한 후 주말에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안규영 오주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