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은 못버텨’ 프로농구·프로배구 리그 중단

입력 2022-02-16 15:53 수정 2022-02-16 16:07
허훈 SNS 캡처

오미크론 대란 앞에 프로스포츠판이 초토화됐다. 양대 겨울스포츠 농구·배구가 모두 리그 중단에 돌입했다. 그간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도 “자체 매뉴얼 상 문제가 없다”며 일정을 강행해 피해 규모만 더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6일 “현대캐피탈 선수단 내 추가 확진자 4명이 발생하면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두 구단 선수 엔트리가 정상 운영 기준 12명 미만이 됐다”며 “매뉴얼에 의거해 남자부 리그의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 동안 남자부 경기가 전면 순연된다.

현대캐피털은 현재 엔트리 19명 중 코트에 나설 수 있는 선수가 11명이며 추가 확진자 가능성도 남아있다. 대한항공 역시 14일 선수 10명과 코칭스태프 3명 등 총 13명이 확진되면서 엔트리 확보에 실패했다.

여자부는 이미 리그 중단에 돌입한 상황이다. KOVO는 지난 11일 “한국 도로공사에서 5명, KGC인삼공사에서 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두 구단이 정상 운영 엔트리 12명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10일간 리그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프로농구도 백기를 들었다. 프로농구연맹(KBL)은 이날 “16일부터 20일까지 예정된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3경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18일부터 3월 1일까지 예정된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일정에 따라 리그 중단은 예고돼 있었다. 이번 결정으로 A매치 브레이크 기간이 앞당겨진 셈이다.

KBL은 “신규 확진자 수가 9만 명대로 폭증한데다 선수들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진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그 강행에 따른 불만이 이미 안팎으로 팽배했음에도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 SK 최준용은 전날 SNS에 “KBL 관계자 분들 선수들 보호는 없나요? 저희 선수들도 다 가족이 있고 소중한 주변 사람들이 있어요.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은 보호 안 해주나요?”라고 적었다. 허훈(수원 SK), 허웅(원주 DB), 김선형(서울 SK), 이대성(고양 오리온) 등도 저마다 SNS로 불만을 표출했다.

여자프로농구(WKBL)는 국가대표팀의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으로 일찌감치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다만 확진자 규모가 줄지 않을 경우 24일 휴식기 종료와 리그 재개 여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