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보다 비싼 강원도 생산 시멘트에…레미콘 업계 ‘평균수준 낮춰라’ 반발

입력 2022-02-16 14:21
레미콘 차량. 연합뉴스

강원도 내 레미콘 업체들이 수도권 업체들보다 비싼 가격에 시멘트를 공급받는 것이 부당하다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강원도내 시멘트 업체는 각 레미콘 업체에 공문을 통해 이달부터 시멘트 판매 가격을 17~19%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조정된 가격은 쌍용C&E 1t당 9만3000원, 한라 9만2600원, 삼표 9만4000원, 현대 9만2200원이다. 이에 따라 시멘트 가격은 기존에 7만8800원에서 9만2500∼9만4000원으로 오른다. 지난해 7월 5.1%에 이어 7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다. 시멘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는 유연탄 가격 상승 때문이다. 유연탄 가격은 시멘트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연이은 가격 인상 통보에 시멘트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레미콘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시멘트 제조사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도권 업체를 대상으로 과도한 할인율을 제공하고, 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를 지방 영세 중소레미콘 업계에 높은 판매단가를 책정해 보전하고 있다는 것이 레미콘업계의 입장이다.

강원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의 조사 결과 도내 레미콘 업체들은 수도권 업체들보다 1만원 이상 비싼 단가에 시멘트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도내 레미콘 업체들은 평균 7만3054원에 시멘트를 구매했다. 하지만 조합이 각 시멘트 제조사의 전자공시자료를 확인한 결과 전국 평균 판매가는 6만1634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업체들이 전국 평균가보다 1만원 이상 비싼 가격에 시멘트를 구매해 온 셈이다.

도내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가격 책정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업체들이 가격 인상 요인으로 원재료비 상승, 물류비용 상승 등을 제시한 점을 고려하면 시멘트 공장에 인접해 있는 도내 업체들에는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내에는 쌍용, 삼표, 한라, 현대 등 대형 시멘트 공장 4개가 강릉과 동해, 삼척, 영월에 들어서 있다. 해당 공장들로부터 도내 업체들까지의 거리는 30~150㎞ 안팎이다.

강원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 김종선 전무이사는 “도내에 시멘트 생산 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타 지역 대비 물류비가 적게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개별 업체의 사용 규모가 적다는 이유로 오히려 타 지역 대비 비싸게 유통되고 있다”며 “시멘트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에 앞서 불합리한 유통가격을 정상화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