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유세 차량에서 선거운동원·차량기사 등 2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한국가스공사 등 5개 기관 공동으로 16일 오전 11시부터 합동 감식에 들어갔다.
사고 버스에는 후보의 홍보용 방송을 송출하기 위한 LED 전광판과 앰프, 발전기 등이 설치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발전기는 승객들의 짐을 실을 수 있는 버스 하부의 화물칸에 실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칸에는 발전기를 제외한 별다른 물품은 실려 있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감식반은 버스에 설치된 발전기가 가동될 때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버스 내부에 들어가며 피해자들이 질식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붉은색 연기가 나는 연막발생기를 화물칸에서 피우는 실험을 하며 버스 내부에 연기가 유입되는지 여부 등을 확인했다.
감식반은 이와 함께 운전석 옆 창문을 제외한 버스 전면이 특수 소재의 필름으로 덮여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차량에 LED 스크린을 설치한 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인 규명과 과실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설치 업체 등 여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5시24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한 도로에 정차해 있던 안철수 후보의 40인승 유세용 버스에서 차량 기사 A씨(50),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지역 선대위원장 B씨(63)가 의식을 잃은 상태인 것을 다른 당원이 발견했다.
이들은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으로 각각 이송됐지만 모두 숨졌다.
이보다 앞선 오후 4시43분쯤에는 강원 원주시 평원동 사거리에 있던 또 다른 안 후보 유세차량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C씨(67)가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C씨는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이후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가 난 버스는 정차 중 LED를 틀고 추위 때문에 문을 열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된다”며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충청권 정당들은 추모의 의미로 16일 하루 선거운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천안·원주=전희진 서승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