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수면 2050년까지 25~30㎝ 상승…‘맑은 날도 홍수’

입력 2022-02-16 08:41 수정 2022-02-16 09:02

미국의 연안 해수면이 2050년까지 지금보다 평균 25~30㎝(10~12인치) 상승할 수 있다는 정부 보고서가 나왔다. 향후 30년간의 해수면 상승이 지난 20세기 100년간 상승했던 수준과 맞먹을 만큼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해수면 상승 기술 보고서’를 발표했다.

니콜 르보프 NOAA 국장은 “해수면 상승이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 인구의 40%가 해안에 거주하고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주 항구도시 갤버스턴 지역은 2060년까지 최대 63㎝까지 해수면 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지역도 60㎝ 가까운 해수면 상승이 예측됐다.

멕시코만 서부 해안은 2050년까지 40~45㎝, 동부 해안은 35~40㎝까지 상승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남동부 해안(30~35㎝), 북동부 해안(25~30㎝)도 급격한 해수면 상승이 예측됐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허리케인 등 폭우에 의한 피해 수준도 커지고, ‘맑은 날 홍수’로 불리는 만조에 의한 홍수 피해도 잦아진다. 만조 홍수는 2019년에만 미국에서 60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21세기 말쯤이면 미국 연안의 평균 해수면이 약 2피트(60.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 주 저자인 해양학자 윌리엄 스윗 박사는 “남극 대륙과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서 장기적으로 최악의 해수면 상승이 시작된다”며 “미국의 경우 세계 평균보다 더 높은 해수면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폭풍우나 폭우가 없더라도 해안 범람의 빈도가 매우 증가하게 된다”며 “해안의 주요 대도시 지역이 점점 더 홍수 등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국 해안 지역에 홍수와 침식 위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 변화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스윗 박사는 “세계가 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향후 30년간 해수면 상승 수준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