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이준석 ‘반려견 컨셉질’ 발언에 발끈

입력 2022-02-16 08:28 수정 2022-02-16 10:07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동물권단체들이 1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반려견 컨셉질’ 발언에 대해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반려견 이재명 후보 릴레이 지지’를 두고 이 대표가 “반려동물은 의사표현을 한 적이 없다”고 비꼰 것에 대한 항변이다.

이날 가치보듬을 포함한 183개 동물단체는 성명을 내고 “평화롭게 정치 참여 중인 반려인 유권자들을 조롱한 이준석 대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 동물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고 의원은 SNS에 “이렇게 많은 반려동물이 이재명 후보 지지표명을 했다”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적힌 여러 반려견의 사진을 게시했다.

이에 이 대표는 “동물에 대한 선거운동을 지시할 계획이 없다”며 “컨셉질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글을 남겨 고 의원을 저격했다.

동물권단체들은 “이 대표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를 ‘컨셉질’로 매도하고 조롱했다”며 “이 대표의 망언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한다”고 항의했다.

이 단체들은 “우리나라는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로 규정된 개가 매년 약 100만마리 이상 도살되고 있다”며 정치권이 동물권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길고양이 학대 등 동물학대 예방과 엄벌이 대선 공약으로 앞다퉈 발표됐다”며 “지구적 기후위기 극복 방안으로 엄청난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 축산업의 전환과 야생동물 보호와 동물방역도 대선 공약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권자들의 한 표가 동물의 생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선거가 됐다”며 “반려인을 포함한 많은 국민은 어떤 후보가 동물에게도 유익한 후보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준석 대표가 동물들을 위해 좋은 동물복지 공약을 당부하는 시민들의 평화로운 정치 참여를 ‘컨셉질’이라고 매도하고 조롱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대표의 언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대표가 사람과 동물을 비꼬고 편 가르기를 할 때 우리는 동물을 위해 직접 투표하는 행동을 보여줄 것”이라며 “국민의힘 캠프는 부디 늦기 전에 정신을 차리고 사람과 동물이 공생할 수 있고 사람·동물·환경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동물복지 정책을 내놓기 바란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