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대선 공약집에 ‘오또케’라는 여성 혐오 표현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빚어졌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가 전날 발표한 사법 분야 개혁공약 보도 참고자료에는 지난해 11월 인천 흉기사고 범죄 사건에서 경찰관의 미온적인 대처를 설명하면서 “경찰관이 ‘오또케’ 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있다”는 문구가 적혔다.
‘오또케’는 주로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여성이 급한 상황에 “어떻게 해”라는 말만 반복하며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롱조로 쓰이는 용어다. 여성 경찰관이 범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비하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혐오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 “이준석의 아바타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 백혜련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성 혐오 표현이 버젓이 사용됐다”며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또다시 젠더 갈등에 편승해 이익을 보려는 전략인가”라고 비판했다.
백 수석대변인은 “청년 정치가 아니라 젠더 갈등에 편승해 온 이준석 대표의 그림자가 느껴진다”며 “윤 후보는 청년을 갈라치기 하는 이 대표의 아바타인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논평을 내고 “(‘오또케’라는 표현은) 여성은 물론 남성 경찰관의 직무 몰입과 헌신도까지 떨어뜨리고 있다”며 “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어제 발표한 사법 개혁 보도 참고자료 중 ‘오또케’라는 단어가 포함된 데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자료에서 해당 단어를 즉시 삭제하고 책임자를 해촉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참고 자료를 작성한 실무자는 “신문 기사에서 ‘오또케’ 사건이라고 지칭해 인용한 것”이라며 “여성 혐오 표현인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